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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야 잘 들으렴. 지금부터 너에게 하는 이야기는... 아주 중요한 이야기란다. 우리들이, 이제부터 시작하는... 부모에서 자식에게, 끊임없이 물려져가는... 길고 긴...여행의 이야기란다.
![]() 새벽녘 부산역의 자태. 개인적으로 부산에 왔다는걸 알게 해주는건 부산은행의 존재랄까, 묘하게 그건 기억에 남더군요. 여튼 도착이 4시 18분. 할게 없어서 PC방에서 시간을 때우니까 에키형과 과일촌이 와서 돼지국밥집으로 안내. 부산역 -> 남포동역까지 걸어갔습니다. 부산인들 두명은 걸어가면서 춥다고 투덜거렸으나 춥긴 개뿔 새벽인데도 존나 따뜻합니다 이게 바로 부산이란 나라인가.... 그렇게 남포동으로 이동하던 중에 매우 다이나믹한 광경을 봤는데 던킨도너츠 운반하는 차와 택시가 박빙의 승부를 벌여볼래요? 던킨아저씨왈 "아니 이런 좁은길도 운전못하면 택시기사를 왜 하는거야! 응!?" 그러나 우리 택시기사는 묵묵히 쌩까고 그냥 제갈길을 갑니다 ....근데 더 웃긴건 택시에 "빈차" 라고 분명히 써있는데 던킨아저씨의 전투력을 시험해본 택시기사 아저씨는 옆에서 태워달라고 손을 흔드는 승객을 그냥 무시하고 확 지나가버립니다 ![]() "내 기분이 엿같은데 어떻게 승객을 태울 수 있겠는가!" 라고 하는게 마이페이스인지 승객에 대한 배려인지는 알아서 판단해 보도록 합시다. 여튼 그런 광경을 보고 도착한 돼지국밥집 ![]() .......이었으나 저는 비위가 약하다는 관계로 혼자 김치찌게를 먹었습니다. 근데 국밥 나오고 한숟갈 먹어보니까 먹을만 하더라구요 그냥 먹을걸 그랬습니다 나중에 이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해보니까 "부산가서 돼지국밥을안먹다니 이새끼는 유럽가서 라면만쳐먹을새끼네" "병신" "찐따" "고자" (.....이건 왜 나온지 모르겠다) 뭐 여튼 이런 반응이었습니다 근데 본인도 후회하고 있긴 합니다 그만들 하쇼 좀 .......... 그렇게 밥먹고 열심히 노가리를 까다가 맥도날드에서 맥플러리 하나씩 먹고 국제시장으로 이동했습니다. 진짜 볼거 많더군요. 적어도 심심할땐 와서 둘러봐도 몇시간은 금방 갈듯. 스카이 보드카와 스미노프가 꽤 싸서 하나 사가볼려고 했으나 돈이 ㅈ.... 에키형은 파이프담배를 하나 사더니 어린애들 빨대빨듯이 계속 물고 다녔습니다. 그렇게 돌아다니다가 부산은 오뎅이 300원이라는 것에 경악하고 헌책방도 들렀다가 과일촌이랑 아캬형은 로또도 하나씩 뽑고 (물론 3개도 안맞았습니다) 그러다가 짐풀러 해운대로 이동. 하지만 부산에 와서 항상 느끼는 지하철 표의 가격에 토나옴을 또 느낍니다 (1구간 1100원, 2구간 1300원) 근데 일일정기권이란게 있더군요. 3500원. 서울...에 살고있진않지만 여튼 지하철을 매일 타는 사람으로서는 쇼킹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여튼 그렇게 해운대 가서 짐풀고 체크인하고 장보고 다시 서면으로 이동. 아마 부산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듯 싶습니다. 사람은 좀 더 적지만 분위기를 따져보자면 명동...같은 느낌? 서면에 온 이유는 '흥부가' 라는 고기뷔페를 가기 위해서였는데, 듣던대로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소고기무한이라는것도 좋았고 고기만있을줄 알았더니 다른것도 그럭저럭 잘 갖춰져 있는것엔 놀람. 부산가면 한번쯤 꼭 들러보시는게. 길찾기가 좀 그렇긴 한데.... ![]() 부산에오면 반드시 먹어야할 C1소주. 이지만 이건 무려 C1 프리미엄입니다. 사천원인가 오천원인가 했는데 이거 진짜 맛있습니다. 여태까지 먹어본 소주중엔 최고. 보통 소주먹으면 그 맛을 없앨려고 다른걸 먹었는데 이건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음. 그렇게 다시 해운대로 가서 숙소에서 무한도전 보다가 죽을만큼 웃고 하이네켄 5리터짜리 따고 소주도먹고 하다가 너무 피곤해서 그냥 자버렸습니다.... 다음날 일어나서 바다좀 보러 갔지요. ![]() .....원래는 "Gooooooooaaaaaaaaalllllllllllllllllllll" 을 표현해보려는 사진이었으나 (뭔지 아시리라 믿습니다) .......... 온갖 뻘짓은 다했지만 두장만 더 ![]() ![]() 쪽팔린거 그런거 업ㅅ다 내동네아니야 ![]() 우리는 거리의 불량배 이외에도 더 많은 사진이 있으나 일단 여기까지. 이후에 다시 해운대 -> 부산역으로 이동. 이번에는 버스를 탔는데 버스는 천원이더군요 안습....... 부산오면 또 반드시 먹어봐야 한다는 중국집 일품향에 갔습니다. ![]() 깐풍새우. 조낸 맛있습니다. 28000원이라서 그렇지....
![]() ![]() 찐만두와 군만두. 군만두가 더 나은듯. ![]() 비참한 잔해. ![]() 마지막으로 탕수육. 바삭바삭한게 좋았습니다. 이거 먹고 한 5만원 가까이 나온듯 합니다 ......... 그렇게 먹고 노래방한번 갔다가 상행선을 탔습니다. 사실 괴물윤옹 잠깨어오라 이외의 기타등등 여러가지 이야기가 더 있으나 일단 말을 해도 모르시는 분이 여긴 많기때문에 그런 얘기들은 다 뺐습니다. 사진도 더 있으니 요청할 분은 알아서. 자, 3시 55분발 서울행 열차를 타고 지정좌석인 7호차 71석에 앉았습니다. 문앞 창가자리였는데 문열릴때마다 추워서 썩 좋진 않더군요. 그렇게 투덜거리고 있는데 한 할아버지가 앉습니다. 언뜻 표를 보니까 대구가시는듯. 그렇게 열차가 출발. 근데 이놈의 인기(남자한정)은 아이와 청년과 노인을 가리지 않습니다. "학생은 어디 가나?" 하고 묻길래 "저는 천안 경유해서 용인으로 갑니다" "허허... 꽤 멀리 가는구만. 난 대구까지 간다네" 하면서 열차가 별로 없다는둥 내가 왜 무궁화를 타야되냐는둥 여긴 문열려서 춥다는둥 피곤해 죽을것 같은데 계속 말을 겁니다. 아오 제발 할아버지 그만! 그렇게 나는 아무말도 않는데 혼자서 열심히 따발총을 굴리는 그 할아버지가 대구에서 내린 후 겨우 안식이 찾아왔습니다. 그렇게 다시 PMP를 틀고 세토의신부를 보면서 오덕질을 하고있는데 참하게 생긴 한 여성분이 옆에 앉았습니다. 뭔 살림차릴만큼의 짐을 한꾸러미를 들고 오길래 잠시 정지버튼을 누르고 "이쪽에 올려놓으세요" 하면서 잠깐 일어나서 도와주고 다시 PMP를 재생. 한 10분쯤 더 갔을까, 열심히 보고 있는데 이분이 옷자락을 잡으면서 뭐라고 합니다. 저는 황급히 이어폰을 내려놓았습니다. "어디까지 가세요?" 하고 묻길래 저는 '어 아까 패턴하고 같네....' 하며 의아하게 생각했지만 "전 천안 경유해서 용인까지 갑니다. 서울까지 가세요?" 이렇게 PMP를 슬쩍 끄면서 여유있는 대화를 할려고 생각해보니 나는지금까지남자여섯명이랑이틀동안술쳐먹고머리도안감아서떡되고옷도존나노숙자스타일에방금까지PMP보면서오덕질하고있었는데어떻게이사람이나에게말을걸었을까혹시이렇게참해보이지만사실은남자였다던가그런것은아닐까! 라는 생각을 0.5초동안 했지만 이딴 망상으로 이런 대화기회를 날리는건 미친것 같았습니다. "네. 이번에 서울가서 방학동안 친구에 집에 있으면서 알바할거라서요" 여기까지 얘기하면 일단 대화의 실마리는 풀렸달까, 앞으로 전개해갈 이야기가 많습니다. 자, 일단 주어진 정보를 생각하자면. 1. 이 분은 대구에서 열차를 탔다. 2. 짐이 굉장히 많은걸로 봐서 방학동안 장기체류할 것이다. 3. 방학이라는 말을 봐서 대학생이다. 이정도가 있습니다. "대구에서 타셨던데, 대구에 사시나 보네요. 서울은 많이 가보셨어요?" 하면서 말을 다시 꺼내고, "아뇨. 3번인가 가봤는데 다 가물가물 하네요" 자, 일단 대구에서 왔다는게 확실해졌으면 대구에 대한 정보를 모아봅시다 일단 대구 살고있는 인간들을 생각해보니 개바니주셍 와우에 쳐 찌들어사는 유피새끼 지금은 군대에서 데꿀멍하는 군바리모노 .......안돼 전혀 이야기의 도움이 안된다 다른 대구의 이미지. 지하철 방화. 가스폭발. 고담대구. ![]() No. 이건 박빙의 승부도 아니고 빅뱅이 될만한 화제거리입니다. 그냥 무난하게 갑시다. "하하... 서울은 무지 추워요. 어제도 눈내렸는데... 대구에선 눈 보기가 좀처럼 힘들죠?" 등의 날씨얘기와 서울가면 이거이거먹어라 좋아하는 음식얘기, 대학 얘기 하면서 막 시간을 보냈습니다. 적당히 이야기가 지루해지지 않도록 대학얘기를 하다가도 "저 몇년생으로 보여요?" 라고 묻고 전에 수업하는데 같은 조 사람에게 81년생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둥 적당히 상대도 웃을만한 자폭개그도 넣어주면서 얘기를 합니다. 물론 자폭개그라고 해서 "제가말입니다 예전에 밭에갔다가 삽에......(중략)" 이러면 상대방이 웃기야 웃겠지만 Suck 좋지는 않으니 삼가. 분위기도 무르익어가고 그분이 "배고프죠? 김밥 드실래요?" 하면서 건네길래 "어이쿠 감사합니다" 하고 저도 바나나우유 하나씩 사서 드리고 막 좋다가.... 그분이 자기한테 남동생이 있는데 군대갔다고, 이렇게 눈내리면 춥겠다고 해서 "아 저도 이번달 27일에 입소해요" 라고 하니까 "어머 크리스마스 다음다음날에 가시는구나!" 하면서 놀라십니다. .....까진 좋았는데 "육군으로 가세요? 공군?" ......이라는 말에서 차마 "아 저 공익입니다" 라는 말이 입에서 안떨어지더군요 뒷얘기지만 참 바보같았습니다 그냥 공익이라고 할껄 매우 후회할 일이 생깁니다. "육군으로 가요. 그래도 뭐 크리스마스는 지새니까...." 그렇게 또 얘기를 하면서 김밥집어먹으면서.... 경북대 4학년 러시아어과라고 하시더군요. 이름은 쓰지는 않겠지만 여튼 방학동안에 성남에 있는 친구집에서 지내면서 무역업 인턴 아르바이트인가를 한다고 했습니다. 근데 제가 또 용인이지만 성남 근처에 살지않습니까. 이 얘기가지고 또 한참 대화하고.... 물론 대화를 하다보면 전혀 이쪽에서 모르는 분야가 나올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이럴 경우. "드라마 보세요?" "그렇게 잘 보는건 아니고... 태왕사신기랑 대조영 좀 봤지요. 뭐 좋아하시는데요?" 개뿔 둘다 두번인가 겨우 봤는데 일단 그렇게 대답.... "아 저는 로비스트 보는데... 이거 아세요?" 잘 모르긴 하지만 일단 묻고 봅니다. "아, 인터넷에서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내용이 뭐에요?" 하고 말하면 신나게 줄거리와 배우 얘기를 하지요. 송일국이 누군지 알긴하지만 자세히는 모르고 허준호는 잘 압니다. 이렇게 내가 아는 배우가 좀 나온다 싶으면 "혹시 허준호 또 악역으로 나와요?" "네 맞아요!" "허준호 진짜 그런 이미지 잘 어울리는거 같아요. 영화 봐도 그런역이 많고...." "네 진짜 카리스마있죠?" 하면서 이번엔 좋아하는 배우나 남성형 이런쪽으로 화제를 돌리는 식으로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그러다가 내릴때가 됐습니다. 진짜 시간 금방 가더군요. "오늘 정말 재밌었어요. 말걸어주시는 여자분은 좀처럼 없어서..." "아 저도 정말 재밌었어요. 알려주신 맛집 꼭 가볼게요!" 하더니 "아참, 이름이 뭐에요?" 하고 묻더군요. 이름 통성명하고 인사는 하고 왔는데 연락처는 못땄습니다. ................. 이유인 즉슨, 며칠뒤에 군대가는, 정확히는 간다고 말했던 새끼가 대체 연락처 따서 뭐에 쓰겠냐....는 판단이었는데, 지금도 이거 존나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왜 그딴 얘기를 했을까.... 솔직히 성남이면 만나서 밥한끼 사거나 얻어먹을수도 있고 그쪽에서 이름을 먼저 물어본 상태라면 이쪽에서 연락처 물어봐도 충분히 딸 수 있었던 상태란 말이죠.... 이걸 두고 삼성맨 모씨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생에 세번의 기회가 온다고 합니다.
여튼 이렇게 연락처하나 못따니까 야겜이나 하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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