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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親舊) : 오래 두고 가깝게 사귄 벗 = 붕우. 친우. 친고(親故).
"어, 이게 누구야?" ".....?" "나야 나 임마. 모르겠냐?" 진로 문제때문에 제주도로 떠날 친구를 위해, 송별회를 하러 타고 가던 혼잡한 버스 내부.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 내 어깨를 잡는 억센 손이 있었다. 훤칠한 키에 긴 머리. 그는 나를 보고 반갑다는 듯이 말했지만, 나는 그를 보고 2초정도 더 생각해야 했다. "야, 이거... 너 혹시 덕용이냐?" 그제서야 늦게나마 알아차렸다는 나의 멋적음에도, 그는 미소로 답해준다. "정말 몰라보게 컸구나, 너....." 중학교 2학년 때, 나보다 머리통 하나는 작아서 맨날 뒤에서 껴안던 놈이, 이젠 내가 위압감이 들 정도로 키가 커버린 것이다. 세월이란건 이런 녀석인가. "4년동안 뭐하고 지냈냐? 다른 애들 왠만큼 연락 되는데 너만 안되더라." "아 뭐, 수능때문에 이것저것 바빴으니까......" "아 참, 넌 인문계로 갔었지?" 기분탓인지, 약간 그의 미소에서 씁쓸한 맛이 났다. 중학교. 내가 다닌 학교는 경기도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학교였다. 그러나 그것뿐, 정말 모교였지만 꼴통이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의 엉망인 학교. 솔직히 어디 가서 싸우고 다니거나 하진 않지만, 중학교때가 인생의 가장 비행시기였음에는 틀림없었다. 비평준화지역에서, 인문계로 가려고 마음먹었던 나는 자연스럽게 그 애들과 갈라지게 되었다. 그런 나를, 그들은 기억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하긴, 시간도 없었겠네. 넌 그래도 우리 중에서는 공부 꽤 했잖냐" "짜식, 공부는 무슨...." 바쁘다. 그건 나의 비겁한 변명이었다. 그들도 나와 똑같이 야자를 했고, 같은 시간을 보냈음은 나도 알고 있었다. 계속 말했다가는 더 추해질 것 같아서, 화제를 바꿔봤다. "그래. 지금은 일해?" "뭐, 이것저것 하다가.... 부사관 한 번 해볼까 하고." 녀석은 사회 경험을 많이 한 듯 했다. 머리통 뿐만이 아니라, 머릿속도 나보다 한 뼘은 더 컸을거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것저것 과거얘기를 꺼내봤다. 녀석은 내 기억에 남지 않은 시시콜콜한 얘기까지도 다 기억하고 있었다. 그저 맞장구 치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는 내 자신이 슬펐지만, 녀석의 웃는 얼굴이 기뻤다. "연락 좀 자주 하자" 라는 것을 마지막 멘트로, 헤어지면서 녀석의 전화번호를 저장해뒀다. 내가 연락하지 않으면 녀석은 내 전화번호를 알 수가 없겠지. 졸업하면서 "이 우정 영원히 변치 말자" 라고 말한 것도, 몇명이나 되는가. 벌써 세번밖에 써먹지 않은 이 말이, 형식적인 말로 굳어버려져 가는 나의 무관심함. "이번에는 기필코 연락을 하리라" 하고 받아온 번호이건만, 또 망설여진다. 이제 와서 그 애들을 볼 면목이 있냐고. 또 변명짓거리다. 단지 약간의 용기, 아니. 용기랄것까지도 있나. 아무것도 아닌 일인데. 그냥 눈 딱 감고 전화를 했다. 옛 친구를 만나는게 망설여진다니, 나의 한심에 눈물이 난다. 다음에 다른 친구를 만날땐, 부디 이 망설임이 없어졌으면...... 오래 묵을수록 좋은 것 네 가지가 있다. 오래 말린 땔나무. 오래 묵어 농익은 포도주. 읽을 만한 원로작가의 글. ......그리고 믿을 수 있는 옛 친구. - Francis Bac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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